2025년 3월 15일 2027 WYD 수원교구대회 발대식 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 강론

WYD사무국

        WYD 수원교구 발대식 미사

           (2025.3.15.토.정자동 주교좌 성당.15:30)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5) 이번 대회 표어를 가슴에 깊이 새기며, 오늘 우리는 교구 세계청소년대회 발대식 미사를 거행하며 참으로 주님의 은혜를 간절히 청하고 있습니다.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2019.3.25> 37항의 말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교회가 젊은 모습을 유지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젊은이들입니다. 그들은 교회가 부패하지 않도록, 갈 길을 멈추지 않도록, 교만해지지 않도록, 분파주의로 빠지지 않도록 막을 수 있습니다. 한편, 젊은이들은 교회가 좀 더 가난해지고, 증언의 힘을 기르며, 가난한 이들과 버림받은 이들의 곁을 지키고, 정의를 위하여 싸우며 도전을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시작한 일을 기뻐하고,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며, 자신을 거듭 새롭게 하고, 새로운 승리를 위하여 다시 출발하는 교회의 능력을 북돋아 교회에 젊음의 아름다움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37항) 


  여러분 안에 바로 이러한 힘이 있고, 성령께서 여러분을 인도해주신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젊은이 여러분 안에 바로 이러한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세계에서도 유일하게 세례 받은 신자가 한 사람도 없었던 시절 1779년, 사제나 선교사가 아닌 평신도 선각자 스스로 가톨릭 신앙을 찾아 천진암 강학을 통해 시작된 교회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젊은이들, 특히 오늘날 우리 교구 관할 구역의 깊은 영성을 가진 선배 젊은이들이 있었습니다. 청년 이벽을 비롯한 젊은이들은 당대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 고루한 사회적 환경을 일신(一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공동선) 현재의 천진암 성지가 위치한 곳에 모여 서학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 천주교라는 진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즉 한국 천주교의 시작, 그 중심에 바로 여러분과 같은 젊은이들(특히 선배 수원교구 청년들)이 있었으며, 그들이 그렇게 자발적으로 모여 행동한 이유는 다름 아닌 ‘더 나은 세상’, 평등한 세상, 평화롭고 사람냄새 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성령께서 공동선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순수한 마음 안에서 신비로운 방법으로 활동하시어 그들을 이끌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동선에 대한 열망 끝에 하느님 나라를 알게 된 이벽과 젊은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영성에 힘입어 놀라운 도전을 시도하게 됩니다. 천주교를 낯설어하는 조선인들을 위해, 천주교 교리를 당대 조선의 문화와 성리학의 이치들과 연결지어 설명해주고, 동시에 박해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행동으로 신앙을 증거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조선과 세계 교회를 연결하고 토착화된 그리스도교 문화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렇게 젊은이들은 공동선을 열망하며,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로 옛것과 새것을 연결하여 끝내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고 발전시켜나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구 지역안에 있는 천진암 성지의 선배 젊은이들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이러한 정신적 가치는 공동선, 행동, 도전, 연결, 문화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청년대회 수원교구대회 여정은 이 다섯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체화 될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 교구는 사회복음화국을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시대의 어둠이 짙게 드리울 때 앞장서 희망의 빛을 밝혀 들고 공동선 증진에 매진하였습니다. 또한 초대 교구장 주교님부터 시작하여 역대 모든 교구장 주교님께서 젊은이들을 각별히 사랑하시어 청소년 사목을 강조하셨고, 교구 청소년국을 중심으로 젊은이를 향한 교회의 사랑을 매우 구체적으로 실천(행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우리 교구는 SNS, 미디어 콘텐츠 등 새롭게 등장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열린 마음으로 배우며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옛것과 새것’(마태 13,52)을 연결하고, 세상과 교회를 연결하며, 궁극적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새로이 설립된 ‘사단법인 수원교구가톨릭문화원’을 중심으로 문화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일반 사회 대중들과도 보다 자연스럽게 신앙의 가치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보다 열린 그리스도교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걷는 이 젊음의 여정은 희망의 뚜렷한 증표가 되어, 새로운 생명이 솟아나는 약속의 실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여러분의 선배인 청년 이벽 성조와 청년 김대건 신부님께서 여러분을 위해 하늘나라에서 기도해주시며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오늘 우리가 들은 말씀이 우리가 기꺼이 새로운 꿈을 품고 기꺼이 희망의 순례자가 되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1독서(창세기 15,5-18)에서 아브람은 하느님의 놀라운 말씀, 곧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된 땅에 들어가 하늘의 별처럼 자손이 번성하리라는 약속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미 나이가 많았던 아브람에게 그것은 너무나 믿기 힘든 약속이었습니다. 연약한 자신이 그토록 놀라운 일의 주인공이 되리라 감히 생각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람은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과 함께 여정을 향해 나가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2독서(필리피서 3,20-4,1)에서 바오로 사도는, 지금의 우리는 비천하고 연약하지만,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결국엔 우리를 영광스럽게 만들어주실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우리는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십시오.”라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굳게 믿으며 용기백배하여 앞을 향해 전진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루카 9,28-36)에서 예수님은 제자들 앞에서 하느님 본래의 눈부시고 거룩한 모습으로 변모하십니다. 이는 예수님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는 행위이며, 동시에 그분과 함께 앞을 향해 걸어 나갈 때 결국 우리가 이르게 될 최종적 목표가 얼마나 경이롭고 황홀한 것인지를 미리 보여주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약속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처럼 형용할 수 없는 놀라움과 함께 거룩하게 변모될 이 시대의 주인공들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이 시대의 청년 이벽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이 시대의 청년 김대건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수원교구대회를 만들어 유일무이한 기둥이며 주체이고 복음 선포의 주역들입니다. 세계청년대회도, 한국교회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하느님 나라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젊은이 여러분에 의해 그 성대한 막이 오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젊음은 희망의 증거이고 생명의 약속이며, 하느님께서 활동하시는 “거룩한 땅”(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67항)입니다. 여러분 안에 바로 교회를 쇄신하고, 세상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청년 예수님께서 친히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서 여러분을 굳세게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우리 교구는 온 마음을 다해 여러분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을 믿으며, 그 목소리에 정성을 모아 귀 기울일 것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걸으며 이 풍성한 결실을 담보하는 이 위대한 역사적 여정을 만들어 나가도록 합시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용기와 지혜를 가득 내려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성모님의 전구를 청합시다.


평화의 모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우리나라의 모든 순교 성인들과 복자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